찬양 : 나의 기쁨 나의 소망되시며(찬 95장)
말씀 : 창세기 46:28~47:12
설교 : 족한 인생
성도 여러분 혹시 이런 말 들어본 적 있으시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는 말이요. 영화나 드라마에 많이 나오는 대사이기도 하고,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이 가끔 하시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시는 경우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동안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었거나, 꼭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났을 때 주로 말씀하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의 야곱이 동일한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왜 그랬나 하고 본문을 살펴보니 야곱이 죽은 줄 알았던 아들 요셉을 20여년이 지난 지금 놀랍게도 다시 만나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창세기46:30절을 보시면 “이스라엘이 요셉에게 이르되 네가 지금까지 살아 있고 내가 네 얼굴을 보았으니 지금 죽어도 족하도다”라고 야곱은 말하였습니다.
우리는 이 모습을 보고 ‘에이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할 것입니다. 맞습니다. 우리들은 남북간에 떨어진 가족들이 만났던 ‘이산가족상봉의 현장’을 많이 봐왔기에 그렇게 낯선 장면이 아니고 뭐 대단하다고 생각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야곱의 ‘지금 죽어도 족하도다’라는 말에는 단순히 요셉을 다시만난 감격만이 담긴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에 대해 고신대 이학재교수는 말하길 요셉과 상봉한 야곱은 하나님께서 “약속의 자녀”인 열두자녀 모두를 위기에서 구원하시고, 아브라함의 약속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보고 참으로 부족한 인생이었으나 자신을 통해 하나님께서 여전히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심을 보고, 나그네 세월을 인도하신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길에 감격해하며 이제 여한이 없다고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라 하였습니다.
달리 말하면, 야곱이 애굽왕 바로 앞에서 말한 것처럼 “험악한 세월”이었으나 그 속에서도 이루어가시는 하나님의 역사에 대한 고백이라는 것입니다. 나아가 야곱의 인생이 나그네처럼 험난한 길을 지나온 험악한 인생이었으나 하나님으로 족한 인생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야곱의 인생에 대해 가장 많은 언급들이 바로 앞에서의 그의 고백이었던 창세기47:9하반절의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 하고”에 초점을 맞춰서 험악한 인생의 야곱에 대한 것이 많았는데, 오늘 야곱은 잃어버렸던 아들 요셉을 다시 만난 후 그 마음의 감격과 기쁨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보았고, 그랬기에 자신의 인생을 하나님 덕분에 여한이 없는 인생 곧 “하나님으로 족한 인생”이었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하나님 편에서 야곱의 인생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야곱 편에서의 하나님의 역사를 되짚어 가며 다시한번 야곱의 인생을 돌아보고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과연 우리는 우리가 지나온 역경과 고난, 아픔과 슬픔 속에서, 얼마나 우리를 이끄시는 하나님을 기대하며 야곱처럼 하나님 덕분에 족하였다 고백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역경과 고난 속 우리들 대부분은 하나님을 기대하기보다, 하나님을 원망하며 오히려 하나님을 떠나 세상에서 방법들을 찾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야곱을 보면, 때때로 선택을 잘못했던 때도 있었으나 그의 시선은 늘 하나님을 향하고 하나님을 기대하였던 것입니다. 야곱의 시선과 하나님을 기대하는 것이 뭐 그렇게 중요할까 하는 생각이 드십니까? 사실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시선이 가리키는 곳이 우리의 마음 두는 곳이요 삶의 이정표요 목적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야곱은 자신의 삶이 참으로 부족하였다 할지라도 그의 마음을, 삶의 목적을 매순간 하나님께 두고, 고난 속에 행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뜻을 묻고 기도하며, 나아갔던 것입니다.
그렇게 야곱의 인생은 수 많은 인생의 역경과 고난 속에서 넘어지고 쓰러지며 너무도 힘들고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는 자로서 계속해서 하나님을 바라고, 하나님을 붙들고, 오늘도 구원하시는 하나님, 도우시는 하나님을 기대하였기에, 진짜 “하나님으로 족한 인생” 곧 하나님이 함께 계셔서, 하나님이 이끄셔서, 하나님이 구원하셔서, 이루어가시는 삶을 통해 하나님 덕분으로 족한 인생이었다 하는 것입니다.
또한 고향을 떠나 이국땅 애굽에 정착함에 있어서도 야곱은 아들 요셉과 함께 하나님을 위한 인생이요 신앙을 위해 당시 애굽사람들이 천하게 여기는 일들을 자청하며 하나님 섬기기에 부족함이 없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사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 하루가 쉽지 않지만, 언제 어디서나 늘 우리를 위하시는 하나님을 기대하는 우리들이 되길 원합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야곱처럼 하나님 붙들고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함께 하시는 하나님, 이끄시는 하나님,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은혜 속에 오늘도 정말 너무도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래도 하나님 덕분에 지나왔습니다, 하나님 덕분에 족하였습니다 고백하며, 진정 “하나님으로 족한 인생” 살아가는 저와 우리 열비 성도님들 모두가 되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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