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도서 독서모임
저자:포리스트 카터
저자는 1925년 체로키 인디언 혈통을 일부 어어받아 미국 앨라배마 주 옥스포드에서 때어났다.
그는 인디언 혈통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대학을 졸업하고 48세가 되어 작가로 출발했다.
이 책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일종의 자서전적 소설로 발간 초기에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저자 사후 12년이 지난 1991년 제1회 애비상을 수상했고 지금은 작은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작품은 모두가 인디언의 생활과 투쟁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 책은 주인공인 '리틀 트리'라는 소년이 체로키족 조부모와 함께 자연 속에서 살며 배운 삶의 지혜와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내 나이 다섯 살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아빠가 세상을 뜨신지 1년 만 이었다.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 친척들이 우리집 쓸만한 가구는 나누어 가지면서 내가 어디로 가야할 지를 두고 입방아를 찧고 있었다.
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따라가서 살기로 하였다.할아버지는 인디언 체로키족의 피가 반 섞인 혼혈이고 할머니는 순수한 체로키족이셨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따라 산 속에 있는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하여 할머니가 불러주는 작은나무 노래를 듣고 내 이름이 작은 나무라는 것을 알았다.
그 곳에서 매의 한 종류인 탈곤이 메추라기를 잡아가는것을 보면서 할아버지는 저 모양이 자연의 이치대로 사는 것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이어서 사슴을 잡을 때도 제일 좋은 놈을 잡으려 하면 안 돼. 작고 느린 놈을 골라야 남은 사슴들이 더 강해지고, 그렇게 해야 우리도 두고두고 사슴고기를 먹을 수 있는 거야. 흑표범인 파코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지. 너도 꼭 알아두어야 한다.
할아버지가 칠면조를 잡기위해 파놓은 구덩이에 칠면조 6마리가 잡혔다. 할아버지는 우리는 3마리만 필요하니 3마리를 가지고 가고 나머지 3마리는 놓아주었다. 이것이 자연이치에 따라 살아가는 지혜라고 말한다.
할아버지는 붉은여우, 회색여우, 너구리, 야생 칠면조들이 다니는 길도 잘 알고 있었고 물가에서 벌집까지 날아가는 벌을 눈만으로 쫓아갈 수도 있었다.
또 사슴의 호기심 많은 성격을 이용해서 할아버지 가까이 오게 할 수도 있었으며, 깃털 하나 건들이지 않고 메추라기 무리 속을 살금살금 걸어다닐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필요한 만큼을 빼고는 절대로 동물들을 괴롭히지 않으셨다.
할아버지는 그런 놀이들을 즐기긴 했지만 매달리지는 않으셨다. 할아버지는 거칠고 무모한 백인 산사람들에 대해서도 잘 참아주시는 편이셨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개를 데리고 사냥감을 쫓으며 여기저기 쑤시고 다닐 때면 동물들은 모두 은신처로 숨어버렸다. 아마 그 사람들은 야생 칠면조 열두 마리를 보았을 때, 왜 열두 마리 모두 죽이면 안 되는지 절대 그 이유를 모를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들도 할아버지를 고참 산사람으로 존경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내게 지난 일들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했다. "지난 일을 모르면 앞일도 잘 해낼 수 없다. 자기 종족이 어디서 왔는지를 모르면 어디로 가야 될지도 모르는 법"이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
정부군이 들어와 땅과 집을 빼앗아간 이야기, 체로키족이 비옥한 골짜기에서 농사짓던 이야기, 생명들이 싹트는 봄이 되면 열리는 짝짓기 춤 잔치 이야기와, 수사슴과 암사슴, 수탉과 암탉이 발정 나서 새끼를 갖게 되는 이야기. 또 서리가 내려 호박이 무르익고 감이 발갛게 익고 옥수수가 여물어가는 늦가을 무렵이면 열리던 추수감사제 이야기와 자연의 이치에 따를 것을 맹세한 후에야 벌어졌던 겨울사냥 이야기도 빠뜨리지 않으셨다.
체로키들은 백인들에게 땅과 집을 빼앗기지만 자신들의 영혼을 빼앗아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고향 산에서 멀어져가자 사람들이 하나둘 죽어가기 시작했다. 비록 체로키의 혼은 죽지도 약해지도 않았지만, 어린아이와 노인들과 병자들이 그 까마득한 여행길을 견디기는 힘들었다. 죽어가는 수가 순식간에 몇백 몇천으로 불어나 결국 전체의 3분의 1이 넘는 체로키인들이 행진 중에 숨을 거두었다.
아직 아기인 죽은 여동생을 안고 가던 조그만 남자아이는 밤이 되면 죽은 동생 옆에서 잠이 들었다.
아침이 되면 그 아이는 다시 여동생을 안고 걸었다.
1838년-1839년에 걸쳐 13,000여 명 정도의 체로키들이 차례로 오클라호마의 보호구역으로 강제이주 당했다. 1,300KM의 행진 중에 추위와 음식부족, 병, 사고 등으로 무려 4천여 명 정도의 체로키들이 죽었다고 한다.
체로키들은 토지나 재산을 탐내지 않았다. 그들이 원했던 것은 오로지 산속에서 자유로운 생활뿐이었다.
증조할아버지는 남북전쟁의 용사였다. 그는 남부연합군 특공대에 가담하여, 보이지 않은 머나먼 곳에 앉아 자신의 종족과 집을 위협하는 연방군과 대항하며 싸웠다.
증조할아버지는 전쟁에서 다친 후유증으로 고생을 하다가 죽을 때 할아버지에게 내가 너에게 줄 것이 별로 없다고 하면서 아마 山(산)만은 언제나 변함없을거다 말씀을 하고 세상을 떠나셨다.
할머니는 무슨 일을 잘하면 나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 뭔가 좋은 일이 생기거나 좋은 것을 손에 넣으면 무엇보다 먼저 이웃과 함께 나누도록 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면 말로는 갈 수 없는 곳까지도 그 좋은 것이 퍼지게 된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개울에서 물을 튀기며 다니면서 옷이 젖었지만 할머니는 거기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다. 체로키는 아이들이 숲에서 한 일을 가지고 꾸짖는 법이 절대 없다.
할머니는 사람들은 누구나 두 개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하셨다. 하나의 마음은 몸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꾸려가는 마음이다.
또 하나의 마음은 영혼의 마음이라고 하셨다.
만일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욕심을 부리고 교활한 생각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해칠 일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이익 볼 생각만하고 있으면 영혼의 마음은 점점 졸아들어서 밤톨보다 더 작아지게 된다.
몸이 죽으면 몸을 꾸려가는 마음도 함께 죽는다. 하지만 다른 모든 것이 없어져도 영혼의 마음은 그대로 남아 있는다. 그래서 평생 욕심 부리면서 살아온 사람은 죽고 나면 밤톨만한 영혼밖에 남아 있지 않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다 다시 태어나게 되는데 그런 사람이 다시 세상에 태어날 때에는 밤톨만한 영혼만을 갖고 태어나게 되어 세상의 어떤 것도 이해할 수 없게 된다고 말씀하셨다.
할머니는 이해와 사랑은 당연히 같은 것이라고 하셨다.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사랑하는 체하며 억지를 부려대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모든 사람을 잘 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밤톨만한 영혼을 갖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산에서 옥수수로 위스키를 제조하여 판매하여 생활에 보탰다. 언젠가는 단속반을 피해 산위에까지 도망갈 때에 링거(개 이름. 산에서 살기 때문에 4마리의 개를 키웠다)가 나를 보호해 주기 위하여 오르다가 나무에 부딪쳐 죽었다.
링거를 묻어주고 작별인사를 했다. 나는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마음이 아팠다. 할아버지는 네 기분이 어떤지 잘 안다. 나도 너하고 똑같은 기분을 맛보고 있다. 사랑했던 것을 잃었을 때에는 언제나 그런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것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는 것뿐이지만, 그렇게 되면 항상 텅 빈 것 같은 느낌 속에 살아야 하는데 그건 더 나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셨다.
킨스씨 가게에 위스키를 팔러 가는 날 위스키를 팔고 워싱턴 정치인의 연설을 듣고 있을 때에 한 남자가 묵줄이 묶인 조그만 송아지 한 마리를 끌고 왔다. 나는 일어나서 송아지한테로 가서 송아지 등을 두드려 주었지만 송아지는 머리를 들지 않았다.
그 송아지 주인은 " 난 알 수 있어. 이 송아지는 네가 마음에 들었어....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에서 최고로 ....송아지가 너와 함께 가고 싶어하는구나."
그러면서 가진 돈 50센트밖에 없다고 하니 그 주인은 얼굴을 찡글리기에 가진 것이 그것뿐이라 미안한 마음을 가졌다. 그러면서 이 송아지는 네가 가진 돈보다 백배는 비싼거지만 나는 기독교인데 여기 있는 송아지는 아무리 비싼 거라 해도 네가 가져야야 할 마음이 드는구나
그 남자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애야, 나는 50센트만 받고 저 송아지를 너에게 주겠다. 그게 기독교도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거든. 그리고 .......아, 아니야, 네 대답을 듣고 있을 새가 없구나. 그냥 50센트를 나한테 다오. 그러면 송아지를 줄테니."
그 사람이 하도 일사천리식으로 일을 진행하는 바람에 나로서는 말린 재간이 없었다. 나는 내 송아지가 너무 좋아 자랑스러웠다. 그 사람은 자기 입으로 말했듯이 기독교도니까 다소 손해를 보아도 괞찬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송아지를 몰고 집으로 가는 도중 송아지가 쓰러졌다. 할아버지가 보시고 송아지는 죽었다고 말한다. 할아버지는 모카신에 꽂혀 있던 칼로 송아지의 배를 갈라 간을 꺼냈다.
"얼룩덜룩한 걸 보니 병에 걸린거야. 먹을 수도 없어"라고 말한다.
죽은 송아지에서 쓸 수 있는 것은 송아지 가죽이었다. 그러나 가죽 값으로 10센트밖에 않된다는 것이다. 작은 나무는 할아버지가 "자 그런데 이 거래로 너는 뭘 깨달았니?"라고 물으니 "음, 제 생각에는요, 기독교도와 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할머니가 듣고 한참을 웃으시고 난 후 이렇게 말하셨다. "작은 나무야, 그러니까 다음부턴, 자기 입으로 자기가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떠벌리는 사람한테는 조심하라는 것이야" 참으로 안타까운 이야기이다.
백인 농부들은 늦여름이 되어서야 밭에서 수확을 하지만 인디안들은 최초의 풀들이 자라기 시작하는 이른 봄부터 시작해서 도토리같은 견과류 열매를 줍는 여름과 가을까지 계속해서 수확을 한다. 할아버지는 숲을 손상하지 않고 숲과 더불어 산다면 숲이 우리를 먹여 살릴 것이라고 했다.
독이 있는 열매를 알아보는 지혜는 새들이 먹는지 않먹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새들이 먹지 않는 열매는 함부로 입에 대지 않는게 좋다.
덩굴열매 따는 계절 동안 내 이와 혀와 입에는 게속해서 시퍼런 물이 들어 있었다. 그래서 사거리 가게로 가면 내가 어디 아푼가 수둔거리며 내가 병이 걸린채 돌아다닌다고 화를 내기도 했다.
할아버지는 그 사람들이 덩굴열매 따기가 어떤 건지 전혀 모르는 무식쟁이라고 하면서 나더러 하나도 신경 쓸 것 없다고 하셨다.
다른 생물도 그렇겠지만 새들도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알아본다. 여러분이 새들을 사랑한다면 그들은 여러분 주위로 찾아올 것이다. 우리 산과 골짜기에는 그야말로 온갖 새들이 다 모여들었다. 앵무새, 딱따구리, 붉은날개검은새, 알락해오라기, 들종다리, 멧새, 개똥지빠귀, 파랑새, 벌새, 흰털발제비.....
도저히 다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새들이 있었다.
우리는 봄과 여름 동안에는 덫을 놓지 않았다. 짝짓기와 싸움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동물들도 마찬가지라는 게 할아버지의 설명이었다. 또 할아버지는 설령 짝짓기를 하고난 다음이라 해도 사람들이 사냥을 계속하고 있으면, 그들은 새끼를 낳아 기를 수가 없고 그렇게 되면 결국 우리 인간도 굶어 죽고 말 것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할아버지와 나는 동물들의 번식기인 봄과 여름동안에는 주로 물고기만 잡았다.
어느날 물고기를 잡으러 둑에 엎드려 물고기 구멍을 찾으려고 물속에 손을 집어 넣었다. 그 때 방울뱀이 긴 몸을 둘둘 말아 꽈리를 틀고 머리를 바짝 치켜세운 채 나를 노려보고 있었는데 내 얼굴과 불과 15c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이제 방울뱀이 공격을 할 찰나에 나와 뱀 위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할아버지 그림자이었다.
할아버지는 날씨 이야기라도 하는 것 같은 낮고 부드러운 말투로 "고개 돌리지 말라. 움직이지도 말고,. 눈도 깜박이면 안된다"고 말씀하셨다.
방울뱀이 나를 공격할려고 머리를 더 높이 쳐들고 쉿쉿거리기 시작할 때 할아버지의 커다란 손이 나의 얼굴과 방울뱀 머리 사리로 끼어들었다.
뱀은 눈 깜짝할 새에 칼날처럼 강하게 할아버지의 손을 문 것이다. 그래도 할아버지의 손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 뱀 대가리 뒤쪽을 붙잡고 힘을 다해 죄여 뱀을 죽었다.
할아버지 손이 점점 부어 올라 할머니에게 달려가 할머니에게 할아버지가 방울뱀에게 물려 돌어가시려고 해요 하니 할머니께서 정신없이 할아버지에게로 달려갔다.
할머니께서 전통적인 치료를 하는 동안 나는 할머니에게"할아버지가 돌아가시게 하면 안 되요. 할머니!"라고 산골짜기가 울릴 정도로 큰소리로 말했다.
나는 할머니에게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야기해드리고 조심하지 못한 내 잘못이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할머니는 그건 누구의 탓도 아니며 심지어 방울뱀의 탓도 아니라고 하셨다.
밤새 치료하여 할아버지가 일어나셔서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부축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이 사고로 할아버지가 이 세상에서 할머니 다음으로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참으로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우리는 수박 농사도 했다. 수박은 다른 작물에 비해서 익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수박이 익었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두드려볼 때는 이 점을 알아둬야 한다.
'팅'소리가 나는 수박은 아직 하나도 익지 않은 것이고, '탱'하는 소리가 나면 지금 바야흐로 익고 있는 중이며 '텅'소리가 나는 수박이라야 완전히 익은 것이다. 하지만 할아버지 말씀에 따르면 이 세상 모든 진리가 그러하듯이 이렇게까지 해도 수박을 잘랐을 때 원하던 결과를 얻을 가능성은 항상 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들은 수박 농사를 통해서도 인생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태어난 계절에 태어난 고향과 아버지가 한 일, 어머니의 사랑 등에 대한 이야기를 어른들로부터 듣는 것 역시 체로키의 관습이었다.
할머니 말씀에 따르면 나는 1억 명 중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할 만큼 좋은 운을 타고 태어났다고 한다.
나는 자연에서, 어머니인 모로나에게서 태어났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 산에 온 첫날 밤에 할머니가 노래하신 것 처럼 자연 속의 모든 것을 형제자매로 가질 수 있었다.
그러기에 부모가 죽은 후에도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는 집과 형제들이 있어 행복하다는 것이다.
할아버지는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목사란 사람들은 하나같이 제멋대로여서, 천당으로 들어가는 문의 손잡이를 자신이 쥐고 있고, 자신이 허락하지 않는 한 누구도 그곳으로 들어갈 수 없는 길로 생각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목사들이 신조차도 그 결정에는 참견할 수 없는 걸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하셨다.
할아버지는 목사도 일을 해야 하고, 1달러를 벌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야 한다. 그러면 아무리 목사라 하더라도 내일이면 돈이 아무 쓸모 없어질 것처럼 돈을 낭비하는 짓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위스키 제조업이 아니라도 괞찬지만 진심으로 땀 흘려 일한다면 목사들이 과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러고 하셨다. 일리 있는 말씀이었다.
목사는 깡마른 남자였는데 언제 봐도 똑같은 검은 양복을 입고 있었다.그의 머리는 사방으로 뻗쳐 있었으며 항상 들뜬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 교회에 존슨이라는 성도가 있었는데 그는 상당히 부자여서 자가용을 타고 교회에 오면 목사는 차 앞으로 달려가 차문을 열어주며 그의 가족을 반겼다.
할아버지는 한 번도 목사의 곁에 다가간 적이 없지만 목사는 교회 뜰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대했다. 하지만 설교단에 올라서서 다른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서면 그의 태도는 금방 잘난 척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할아버지 말씀에 따르면 설교 중에 뒤어드는 무례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목사가 건방지게 성도들에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나는 겨울과 봄 동안 한 달에 한번씩, 해가 지는 것만큼이나 규칙적으로 우리 집에 찾아와 하루씩을 묵고가는 보따리 장수 와인씨에게 시계보는 법과 산수를 가르쳐 주셨다.
나는 그 즈음에 위스키 거래 덕분에 돈 계산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었다. 와인씨는 저에게 연필 한 자루를 주시면서 연필 깎는 요령을 알려주시면서 숫자 쓰는 법에서부터 덧셈, 뺄셈, 곱셈하는 법까지 가르쳐주셨다.
와인씨는 연필 깎는 방법을 가르쳐 주시면서 절약하는 것을 알려주셨다. 인색하는 것과 절약하는 것은 다르다. 돈을 숭배하여 돈을 써야 할 때도 쓰지 않는 일부 부자들만큼이나 나쁜 게 인색한 것이다.
그런 식으로 살면 돈이 그 사람의 신이 되기 때문에 그 사람은 인생에서 어떤 착한 일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써야 할 때 돈을 쓰면서도 낭비하지 않는 것은 절약하는 것이다.
와인씨는 버릇은 또 다른 버릇을 만들어내기 마련이라서, 나쁜 버릇을 가지고 있으면 결국 성격도 나빠진다고 했다. 그래서 돈을 낭비하는 버릇이 있는 사람은 시간을 낭비하게 되고 그 다음엔 생각을 허술히 낭비하게 되며, 결국 나중에 가서는 모든 것을 낭비하게 된다고 말했다.
와인씨는 정직하고, 절약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한는 것을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야말로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만일 이런 가치들을 배우지 않으면 기술면에서 아무리 최신의 것들을 익혔다 하더라도 결국 아무 쓸모도 없다고 했다.
이제 아침마다 조금씩 더 산아래쪽으로 서리가 내려왔다. 가을이 온 것이다. 가을은 죽어가는 것들을 위해 정리할 기회를 주는 자연이 부여한 축복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그래의 마지막 나비 한 마리가 골짜기로 날아왔다.
나비는 우리가 옥수수를 따낸 옥수숫대 위에 앉았다. 그놈은 날개를 폈다 접었다 하지도 않고 그냥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먹이를 모을 생각도 없는 것 같았다. 나비는 죽어가고 있었다. 나비는 스스로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그놈이 보통 인간들 보다 더 현명하다고 말씀하셨다. 나비는 다가오는 죽음을 놓고 안달하지 않았다. 나비는 자신이 할 바를 다했으니 이제 죽는 것만이 자신의 유일한 목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비는 옥수숫대 위에 앉아 태양의 마지막 온기를 쬐면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밑에선 교육을 받을 수 없다고 판정하여 산에서 살 수 없고 고아원에 들어가야 했다. 평생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산에서 살고 싶었지만 나라 법이 고아원에 가야 한다고 하여 고아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떠나기 전에 베란다에 무릎을 꿇고 앉은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작은 나무야, 늑대별(큰개자리에 속하는 별로 일명 시리우스라고도 한다. 겨울 하늘에 가장 밝게 빛나는 형성이다)알지? 저녁에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보이는 별 말이야"
내가 안다고 하자 할머니가 당부하셨다.
"어디에 있든지 간에 저녁 어둠이 깔린 무렵이면 꼭 그 별을 쳐다보도록 해라. 할아버비와 나도 그 별을 볼테니까. 잊어버리지 마라"
나는 잊지 않겠노라고 했다.
고아원에서는 저녁 어둠이 깔린 무렵에 채플 예배를 보았다. 그것이 끝나면 곧이어 저녁 식사 시간이었다. 나는 예배를 참석하지 말라고 하여 예배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녁 식사 시간에도 빠졌다.
덕분에 나는 창문으로 늑대별이 반짝이는 것을 또렷이 볼 수 있었다.할아버지 할머니도 저 별을 보고 있을 것이다. 나는 저녁마다 창가에서 한 시간씩 서서 늑대별을 바라보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나에게 추억을 보내주셨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산에서의 생활이 파노라마와 같이 떠올랐던 것이다.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하늘이 흐려 있으면 밤이 되어도 늑대별을 볼 수 없다는. 그럴 때면 나는 창가에 서서 바람 소리에 귀를기울였다.
크리스마스날 점심을 먹고 밖은 추웠지만 뜰을 지나 떡갈나무에 오래 앉아 있었다.
멀리서 할아버지가 사무실에서 나와 내 쪽으로 걸어오시고 계셨다. 있는 힘을 다하여 할아버지 가슴속에 뛰어들었다. 잠시동안 부둥켜 있다가 할아버지가 나는 이제 집에 가야한다고 하셨다.
버스타는 정류장까지 따라가 "할아버지 나 집에 가고 싶어요"라고 말하니 팔을 들어 나를 번쩍들어 버스에 태웠다. 오랜 시간 버스를 타고 달려 어두운 이른 새벽에 내렸다.
나는 산을 향하여 미친듯이 달렸다. 골짜기 길로 들어섰는데도 산길이 느껴지지 않아 구두를 벗어 던졌다. 비로소 흙의 따스한 온기가 다리를 지나 온 몸으로 퍼져갔다.
할아버지도 양말과 구두를 벗어 걸어온 길 쪽을 향해 힘껏 집어던지시면서 "이따위 것들은 너희들이나 가져라"고 고함을 지르셨다. 나도 할아버지와 똑같이 걸어 온 길쪽으로 구두를 던지면서 똑같은 말로 고함을 쳤다.그리고 우리는 웃기 시작했다.
어찌나 웃었던지 나는 땅바닥에 주저앉았고 할아버지는 눈물을 흘리시면서 거의 땅바닥을 딍굴다시피 하셨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서 고아원에서 입었던 옷을 벗어버리고 사슴가죽 셔츠와 바지로 갈아입고 모카신을 신고 골짜기를 올라갔다. 겨울날의 짧은 낮시간을 나의 비밀 장소에서 누운채 잠든 나무들에게 말을 걸었고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소나무 숲의 속삭임이 바람에 실려 들려오는데 노래로 변하여 들렸다.
"작은 나무가 돌아왔다네.....작은 나무가 돌아왔어!
우리 노래 들어보렴! 작은 나무가 이곳에 함께 있다네! 산으로 돌아왔어!"
겨울날의 짧은 낮시간을 나는 이렇게 내 비밀장소에서 보냈다. 내 영혼은 이제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
바람과 나무와 시냇물과 새들이 불러준 노랫소리로 내 마음이 깨끗이 씻겻기 때문이다.
몸의 마음만을 가진 사람들이 자연을 이해하거나 신경 쓰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자연 역시 몸의 마음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았고 이해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자연은 나에게 지옥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고 내 출생이 무엇인지 묻지 않았으며 악의 씨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자연은 그런 말들이 만들어내는 기운이 무엇인지 몰랐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있노라면 나도 금방 그런 말들을 잊을 수 있다.
인디언으로 백인들의 핍박과 저주속에서 살아온 저자의 어린시절을 산에서 살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로부터 체로키 인디언들이 세대를 이어오면서 전해 내려오는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성년이 되어 도시에서 살면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이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산에서 살았던 때라고 느끼면서 이 책을 쓴 것이다.
시간을 내서 한번 읽어보면 자연속에서 살면서 배운 삶의 지혜와 사랑을 느끼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긴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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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 베뢰아 사람들의 모임(신앙도서 독서모임)을 소개합니다. | 박민하 | 2022-02-25 | 213 | |
80 | 도서소개: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김근택 | 2025-05-02 | 11 | |
79 | 파키스탄, 나의 사랑 by 전재옥 1 | 고동환 | 2025-04-18 | 15 | |
78 | 하나님을 아는 지식 | 김근택 | 2025-03-31 | 37 | |
77 | 도서소개: 그리스도인의 자존심 | 김근택 | 2025-03-18 | 36 | |
76 | 도서소개:책 읽는 방법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1 | 김근택 | 2025-02-05 | 65 | |
75 | 도서소개: 열혈 독서 1 | 김근택 | 2025-01-25 | 65 | |
74 | 도서소개: 겸손 1 | 김근택 | 2024-12-07 | 76 | |
73 | 도서소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 1 | 김근택 | 2024-11-20 | 73 | |
72 | 도서소개: 이것이 예배이다. | 김근택 | 2024-11-08 | 72 | |
71 | 도서소개: 행복한 양치기 | 김근택 | 2024-10-03 | 76 | |
70 | 중보기도 파티를 읽고 4 | 김윤의 | 2024-08-27 | 132 | |
69 | 도서소개: 기도는 거룩한 고민입니다 | 김근택 | 2024-08-25 | 99 | |
68 | 도서소개: 하나님을 기뻐하라 1 | 김근택 | 2024-07-24 | 110 | |
67 | 도서소개: 무엇이 성숙인가? | 김근택 | 2024-07-04 | 109 | |
66 | 도서소개: 치열한 도전 2 | 김근택 | 2024-06-08 |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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